‘인천 가수’ 백영규, 데뷔 40주년 맞아 전국 돈다
인천 출신 가수 백영규 씨(66)가 20일 오후 6시 경기 시흥시청 늠내홀에서 ‘백다방 콘서트’를 한다. 올해 데뷔 40주년을 맞아 4월 시작하는 전국 순회공연의 전초전 무대다.
백다방 콘서트는 7080세대 추억이 깃든 음악다방을 소재로 영화 ‘써니’에 나온 여학생 일진과 비슷한 7공주 이야기를 낭독하며 시작한다. 중년 부인이 된 멤버가 어머니 간병 때문에 모임에 나오지 못하는 친구 애자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는다. 다른 멤버들의 소식을 전해 주면서 학창시절 단골 음악다방의 장발 DJ는 어떻게 사는지 궁금해한다. “철이 오빠는 지금 무얼 하고 있을까”라면서.
이 말이 끝나면 무대 위 DJ박스에 조명이 비치고 1970, 80년대 인천에서 이름을 날린 DJ 김유철 씨(61)가 나타난다. 김 씨는 지금도 남구 관교동 음악카페에서 LP음반으로 음악을 들려주는 DJ로 활동한다. 그가 LP판에 바늘을 올리는 순간 신인 가수와 팝페라 가수들이 노래한다.
그리고 백 씨가 통기타를 들고 나온다. 히트곡 ‘잊지는 말아야지’를 비롯해 자신의 노래 10여 곡을 부른다. 백 씨는 “학창시절 라디오, 극장, 음악다방과 얽힌 추억이 아주 많다. 데뷔 40년을 맞아 음악다방과 접목해 신세대도 공감할 수 있는 공연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가수 남궁옥분 씨도 게스트로 출연한다.
백 씨는 어렸을 때 취미로 통기타를 쳤다. 한국외국어대 이탈리아어과를 다니면서는 당시 가요계 주류이던 트로트보다 이탈리아 칸초네를 자주 불렀다. 싱어송라이터로 출발한 백 씨는 1978년 혼성 듀엣으로 데뷔해 ‘순이 생각’을 발표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1980년 솔로로 전향한 뒤 자작곡 ‘슬픈 계절에 만나요’로 스타덤에 올랐다.
1983년 국내 가수로는 처음으로 음반 제작업에 뛰어들어 ‘소리창조’라는 회사를 1997년까지 운영했다. 백 씨는 “지금 같은 초대형 기획사는 아니지만 신인 가수를 발굴하고 공연기획을 했다. 내 노래뿐만 아니라 신인이나 동료 가수 음반도 제작하며 꽤 잘나가는 음반사라는 소리를 들었다”고 회상했다.
1997년 외환위기가 닥치자 서울의 사업을 접고 고향 인천으로 돌아왔다. 연수구청 인근에 무대를 갖춘 ‘라이브 카페’를 차리고 8년간 했다. 자신도 자주 무대에 섰다. 매주 금요일 저녁 유심초 하남석 채은옥 해바라기 같은 유명 통기타 가수를 초청해 ‘금요음악회’를 열었다. 백 씨는 “8년간 7080 통기타 가수 약 100명이 출연료를 받지 않고 ‘품앗이 공연’을 해줬다”고 말했다.
그는 2007년부터 경인방송 iFM에서 ‘백영규의 가고 싶은 마을’을 맡아 현재 최장수 프로그램으로 이끌고 있다. 방송 DJ로 입지를 다진 뒤에는 연수체육공원 등지에서 음악콘서트, 시민노래자랑대회를 열고 있다.
인천을 주제로 한 노래도 꾸준히 선보였다. 2008년 ‘인천의 성냥공장 아가씨’를 시작으로 ‘추억의 신포동’ ‘송도로 가자’ 등을 발표했다. 지난해 9월에는 유정복 인천시장이 쓴 가사에 멜로디를 붙여 ‘꿈의 나라’라는 노래를 만들었다. 요즘은 경인전철을 소재로 ‘부평역 7시 40분’이란 곡을 머릿속에 담아 두고 있다. 백 씨는 “부평역에서 오전 7시 40분에 떠나는 5칸짜리 전철을 타고 통학하던 고교 시절을 그리며 신곡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데뷔 40주년 전국 순회공연은 4월 울산과 경북 포항에서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http://news.donga.com/3/all/20180111/88134838/1